2025년 낟가리 41호 출판 기념회/굼벵이
코로나가 진행되면서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 가족의 손길이 좀 느슨해지는 시기이고 내 인생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시간이었기에 배움으로 허덕이던 시간을 돌아볼 수 있었다.
과거 고등학교 다닐 적 친구 따라 통조림 회사에 가 일주일 아르바이트한 임금으로 근현대소설 전집을 구입한 것 보면 예전에도 나의 관심 분야였음이 분명하다.
1학년 마치고 겨울방학 이맘때 낟가리 행사가 진행되긴 했다. 코로나로 학교 소강당에서 간단하게 진행되었고 그다음 해부터는 부산일보 회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행사가 진행되었고 올해는 부산시 사상구에 있는 호텔에서 기념회를 가졌다.
한 편의 시를 올린다는 것은 옛 사일이 아니다. 준비도 안된 상태서 원고 제출하라는 편집국장님 공지가 뜨면 그때부터는 쓸 수가 없다는 게 경험이다.

잘 쓰지는 못하지만 틈틈이 글을 쓰고 여러번 퇴고를 거쳐 숙성이 되어야 맘 편히 한 편의 시도 제출할 수가 있다. 그런 이유로 1학년 때는 작품을 제출하지 못했고 2학년과 3학년을 거치면서 4학년 까지는 꾸준히 준비해 제출하고 있다.
시 2편 수필 1편으로 3편 제출한다.
처음엔 안해본 작업이고 남 앞에 내놓는다는 게 쑥스러워 망설임이 많았다. 그러나 한번 부끄럼 느끼고 나니 당연한 절차로 낟가리 행사가 기다려진다. 3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교수님의 지도아래 고소설 중세 근현대 시 창작 문법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이 보인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아래로 물이 다 흘러내리는 것 같아도 건강하게 콩나물은 자라듯 우리도 그렇게 성장을 했다.
오후 2시까지 와서 호텔 뷔페 공간을 장식하자고 한다. 내가 챙길 것은 올 한 해 동안 행사에 동원된 사진으로 식사시간에 잔잔한 음악과 우리의 추억이 흐르는 영상을 식사시간에 제공하는 것이다. 다행히 미리 집행부 카톡방에 올려줘 있어 아무 부담 없이 학교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3학년 대표와 몇몇 학우들이 와 있다. 실내는 살짝 어두웠지만 그 속에서 초롱초롱 빛나는 우리 학우님들의 눈동자는 잊을 수가 없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낟가리 책과 같이 챙기는 선물 등 준비한 행사 용품들이 속속 도착한다. 2학년 대표가 준비하는 풍선으로 만드는 아치를 만들기 위해 동료들이랑 볼이 복어 볼이 되도록 바람을 몰아 풍선을 불어 본다. 2년 전 제39호 책자도 41회 편집부장이 집필했다. 손수 민화 그림을 그려 넣어 품격도 디자인도 최고인 올해 작품 그림 속에는 울 최고령 93세 류광석 샘이 만들어준 매화 부채도 한자리 잡고 있다.

노력과 정성이 느껴지는 41회 낟가리가 시작을 알리며 시작된 식사시간이지만 집행부는 한 접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며 체크하고 있다.
식사가 끝나고 낭송시를 시작으로 여러 단계 과정을 거치며 많은 시상식도 이뤄졌다. 시상식장에서 상장과 꽃을 전달하는 임무로 오늘의 주인공들에게 화사한 핑크빛 꽃다발을 전달하며 유쾌하게 보낸 시간이었다. 학교 행사는 공식적으로 졸업만 남겨 놓고 있는 시점이라 아쉬운 마음과 잘 이기고 견딘 나 자신에게 대견하다는 생각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위기는 순간순간 찾아왔다. 힘들게 한 학기 마치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허우둥 그리면 동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견디고 결성 지점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돌이켜보면 공부와 직장일을 병행하고 주말에 이어지는 학교행사와 그리고 출석수업 중간시험 기말시험 단계를 따르다 보니 벌써 졸업이 기다리고 있다. 낟가리 책에 실린 못난 글이지만 그래도 나름 성장하고 발전이 보여 졸업 후에도 이 낟가리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 이제 나도 선배님들처럼 책꽂이에 책이 차곡차곡 쌓이는 그날까지......
과정은 힘들었지만 잘 해낸 나 자신도 보듬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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