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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시

동짓날/굼벵이

by 굼벵이^^ 202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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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굼벵이

 

이른 새벽잠을 설친다

하얗게 내리는 눈은 아니지만

간 밤은 내 곁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찬바람 일렁이는 겨울바다에

까마귀 울고 법문 울리는데

한적한 오솔길 거니는 과거 발자국

지나간 인연은 우연으로 스치고

붉게 물든 귀양감은 자연의 보배로다.

 

통도사 평온함은 발아래 놓여 있고

세찬 골바람에 손가락은 얼음 되어 부서지고

생선가시 같이 앙상한 겨울나무 흐르는 구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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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어린 차나무는

가랑잎 이불덮고 겨울잠을 청하고

푸른 노송은 허수아비 마냥 흔들린다.

 

소나무가 춤을 춘다

풍경도 덩달아 울어댄다

기와지붕 이랑은 갈비를 왕창 껴안고

푸근한 햇살을 맞이한다.

 

동백나무 파란 절개아래

소나무 허물 덮고

세찬 바람에 까마귀 슬피 울 때

겉옷을 벗어던진

배롱나무는 수로를 만들고

푸른 이끼 머금고 인내로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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